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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밀러 심사위원 베스트 오브 베스트 도그쇼 심사평

작성일 : 2011.2.10 | 조회수 : 787

2010년 12월 19일 베스트 오브 베스트 도그쇼 심사평

글: 데이비드 밀러(Mr. David Miller, AKC 심사위원)



프랑스 니스에서 클리브랜드(오하이오 주)로 가는 국제 항공편을 예약한 나는 다음 도그쇼 행선지가 어디일지 궁금해졌다. 몇 시간 전에 이탈리아 산레모에서 도그쇼 심사를 막 마친 직후였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이메일부터 체크했다. 놀랍게도 한국애견연맹에서 온 서울 도그쇼 초청장이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쇼 달력을 체크해 보았더니 이 날은 일정이 비어 있었다. 한국애견연맹에 이 날 가능하다는 답장을 긴급히 보내 일정을 확정지었다.

항공 예약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2010년 12월 17일 클리브랜드에서 디트로이트로 비행기를 탄 후, 디트로이트에서 서울까지 14시간 비행 끝에 12월 18일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엄청나게 현대적인 공항에 감탄하고 말았다. 한국에 대한 첫 인상부터 마음에 들었다. 공항 수속을 마친 후 짐을 찾아 픽업을 맡은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날씨는 춥고 을씨년스러웠으며, 차는 인천과 서울을 잇는 전용 도로를 따라 달렸다. 나는 강을 따라 나 있는 멋진 풍경에 사로잡혔다. 또한 미국 및 유럽에서 흔하게 봐 왔던 많은 한국 차 브랜드(현대 같은)를 볼 수 있었다.

호텔에서 정중하고 친절한 한국애견연맹 국제팀 김현정 대리와 인사를 나누었다. 아주 친절하게도 다음 날 도그쇼에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도그쇼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업무와 직면하게 된다. 이는 4개의 쇼를 연속 개최한 도그쇼 의장으로서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그랜드 리버 켄넬 클럽, 애슈터불라 켄넬 클럽, 쿠야호가 밸리 하운드 협회).

충분한 휴식과 내일을 위한 준비를 위해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이번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도그쇼가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그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쇼를 위해 준비한 턱시도가 주름지지 않았는지 빠진 준비물은 없는지 체크했다. 9충의 호텔 방에서 바라본 서울의 경관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하루를 마감하기 전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으며 지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아침에 빠르게 준비를 마친 후 턱시도를 차려 입고 1층 식당에 도착했다. 자리에 앉기 전 한국애견연맹 박상우 총재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박상우 총재, 국제팀 김현정 대리와 함께 아침 식사를 같이 했는데 우리의 대화는 한국의 도그쇼, 한국애견연맹 뿐만 아니라 일반 한국의 생활까지 여러 주제를 다루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나는 항상 그 나라 사람들의 삶에 관해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나는 솔직하게 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아침식사 대화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었던 것은 박상우 총재 및 임직원들이 한국애견연맹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애견연맹의 목적과 사명이 박상우 총재의 비전 안에 잘 나타나 있었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현재 나는 프랑스에 와 있다. 기억을 되살려 칭찬하고픈 점과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점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1. 한국에는 유능하고 뛰어난 핸들러들이 많았다. 이들은 국제적 수준의 프로들이었다.

2. 음향 시스템은 개들이 방해받지 않는 곳에 위치했으면 한다. 사실 장소의 협소함으로 인해 이것이 힘들 때가 많으나 모든 개는 같은 조건에서 심사받을 권리가 있다.

3. 골든 리트리버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들은 전세계의 다른 쇼에 나가서도 견줄 만한 훌륭한 수준이었다. 내가 선택한 젊은 수컷은 훌륭한 사지를 가졌으며 골든 리트리버의 바람직한 표현력을 보여 주었다. 이 클래스는 모두들 훌륭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어 정말 심사하기 어려웠다.

4. 사진사가 도그쇼 링 안에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링 안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이 반짝이는 것은 몇 견종에게 방해가 되었다. 장소의 협소함 때문인 것은 이해하지만 도그쇼 링은 모든 개들이 동등하게 실력 발휘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5. 내가 심사한 말티즈 중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심사한 중에 최고라 할 만한 수준도 있었다. 나에게 말티즈를 선보인 브리더에게 찬사를 보낸다. 말티즈 브리딩에 관한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6. 개인적으로 아프간 하운드를 심사하게 되어서 기뻤다. 비록 살루키로 명성을 얻긴 했으나 내 첫 견종은 아프간 하운드이다. 개체 심사를 하기 힘든 아프간 하운드도 있었으나 이를 감안하여 심사받기를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개들만 따로 세웠다. 움직임만을 놓고 볼 때 그러한 배치는 이유가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리저브 퀸을 수여한 아프칸 하운드는 아름다운 타입이었고 정직한 움직임을 보여 주었으며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었다.

7. 진도견을 심사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한번도 이 견종을 심사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구조와 움직임의 수준에 따라 심사를 했다. 진도견을 선보인 출진자가 쇼 링에 적합한 개를 만들기 위해 이를 양육하고 훈련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을 알 수 있었다.

8. 푸들 또한 훌륭한 퀄리티였다. 특히 토이 푸들은 매우 아름다웠다. 베스트 오브 브리드로 뽑힌 토이 푸들은 훌륭한 타입이었고, 아름다운 움직임과 함께 이 견종에서 중요한 요소인 태도를 갖추고 있었다. 스탠다드 푸들 또한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9. 베이비 그룹에서 페키니지를 그룹 위너로 선정하였다. 페키니즈 핸들러의 복장은 아주 아름다웠고, 페니키즈와 함께 한 모습은 정말 멋진 그림과도 같았다.

10. 요크셔 테리어 또한 아주 좋았다. BOB로 선정한 요크셔 테리어는 빼어나게 아름다웠으며 평평한 톱라인과 함께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룹에서는 약간 실망스러웠으나 퀄리티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싶다.

11. 최종적으로 킹을 수여한 라브라도 리트리버는 훌륭한 타입이었다. 뛰어난 표현력, 멋지고 적합한 피모, 정확한 꼬리, 좋은 움직임을 가진 그는 베스트 인 쇼에서 경쟁할 만한 훌륭한 개였다. 핸들러의 프로 정신에 감사를 보낸다.

12. 이 날의 최종 수상자인 아메리칸 아키다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마치 꿈처럼 움직였다. 그녀의 두부는 견종 스탠다드에서 서술한 대로 완벽한 다이아몬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나는 마치 그녀가 승리를 갈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메리칸 아키다의 핸들러가 링 안에서 보여준 프로 정신에 감사하며 진심으로 축하한다.

13. 출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링 안에서 개와 함께 레이싱을 하지 말라. 심사위원에 정확한 움직임이 보여야 하고 올바르게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개가 링 안에서 빨리 움직이면 이는 단지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을 보여줄 뿐 견종 타입과 구조와 관련해 이들의 많은 장점이 숨겨지고 알 수 없게 된다.

14. 링 스튜어드는 훌륭했다. 모든 일을 유연하게 처리했다. 이들의 업무는 항상 어렵고 과중한 편이다. 이들은 모든 업무가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노력해 주었다. 링 안에서 나를 도와준 모든 스튜어드에게 감사를 표한다.

15. 출진자들에게도 한 마디 하고 싶다. 쇼를 위해 많은 시간 준비한 정성에 감사한다. 나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출진자들이 이기든 지든 항상 나에게 한없이 예의바르게 대했다는 사실이다.

내가 심사한 견종 중 위에 언급되지 않은 견종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전적으로 기억에 의존해 쓰다 보니 빠뜨린 견종이 있을 것이다. 이는 내 기억력이 부족해서이지 절대로 일부러 누락시킨 것이 아님을 알아 주기 바란다.

한국 방문을 통해 명백히 깨달은 사실은 개는 한국에서 가족 구성원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일례를 들어 사진촬영을 할 때 소유주의 모든 가족 또는 일부가 사진 촬영에 동참했다. 개가 정말 사랑받고 있음을 직접 지켜보는 것은 정말 흐뭇한 일이었다.

쇼장을 떠나면서 하루 종일 걸린 심사와 어려운 결정 때문에 다소 피곤했지만 한국에서의 심사는 아주 유쾌한 경험이었다. 한국애견연맹에서는 서울의 멋진 한국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열어 주었다. 저녁을 즐기며 서로의 인생 경험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넓은 세계에서 우리는 결국은 공통적인 핵심의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우리를 결국 하나로 만든다. 결국은 개를 매개체로 이런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난다.

모든 출진자 여러분, 쇼 준비 위원회, 한국애견연맹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 다시 한번 올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그 때까지 모두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